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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삼동패총(釜山 東三洞貝塚)
    역사 및 고고학 2022. 2. 9. 09:59

     사적 제266호,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동 750-1 일원에 위치한다. 표주박 모양을 하고 있는 영도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봉래산과 남쪽의 태종산 사이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고지성 산지의 동쪽 사면에 입지하며, 해안과 접하는 해발4~9m 선상에 남북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민가와 경작 등으로 보존상태가 불량하였으나 현재는 유적 전체가 정비되어 보존, 관리되고 있다. 패총이 분포하는 영도는 해발 394.6m인 봉래산이 섬의 중간지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동남쪽으로 약간의 거리를 두고 말단에는 해발 250.9m 태종산이, 봉래산과 태종산 사이에 봉래산에서 뻗어 나온 해발 155.8m 고지성 산지가 형성되어 있다. 유적 주변의 서남해안과 동남해안 일부지역은 경사가 급하고 암벽해안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거와 생활환경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패총의 정면에서 동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부산 조도패총, 지금은 소멸된 청학동패총과 영선동패총이 분포한다. 동삼동패총은 1929년 동래고등보통학교(현 동래고등학교) 교사였던 일본인 오이가와(及川民次郞가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다음해인 1930년과 1932년에 요코야마(橫山將三期)와 오이가와에 의해 3차례 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4개의 퇴적층이 확인되었고 빗살 무늬토기를 비롯한 각종 석기, 골각기, 조개팔찌, 흑요석, 어패류, 동물뼈 등이 출토되었다.

     이 시기의 동삼동패총 조사는 간단한 시굴조사에 불과하여 유적의 성격과 문화적 내용이 불분명한 점도 없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표준 유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광복 후 1963~1964년에 미국 위스콘대학의 모아(Mohr, A.) 및 샘플(Sample, L.L.)에 의한 부분적인 시굴조사가 이루어졌으며, 1969~1971년까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의해 3차례에 걸쳐 정식 발굴조사가 실시되었다. 발굴결과 한반도 신석기문화의 변천과정을 알 수 있는 전기· 중기 · 후기의 3개 문화층이 확인되었으며, 한반도 신석기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어 1979년에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조사에서는 원형의 화덕시설과 다양한 종류의 즐문토기를 비롯하여 석기, 골각기, 패제품, 일본 조몬토기, 흑요석 석기 등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 특히 신석기인의 신앙생활을 엿 볼 수 있는 조개가면과 토우, 어로문화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그물문토기, 배모양토기, 결합식조침, 작살 등도 출토되어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1999년 동삼동패총 조사는 유적 주변 정화사업과 패총 전시관 건립과 관련하여 부산박물관(복천박물관)에서 실시하였으며, 기존의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주거지와 옹관묘, 1500여 점에 달하는 조개팔찌와 패제품, 불탄 조와 기장, 사슴문토기 등이 출토되어 동삼동패총 문화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부산박물관 조사에서는 5개 문화층이 확인되었으며, 여기서 다양한 종류의 자연 유물과 빗살무늬토기, 석기, 골각기, 패제품, 토제품 등이 출토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동삼동패총 주변지역에 대한 각종 건설공사 구간에서 신석기시대 유물포함층과 각종 시설물 흔적이 발견됨으로써 동삼동패총을 중심으로 하는 신석기시대 생활유적지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경성대학교 박물관과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조사한 태종대 진입도로 확장구간에서는 주거시설과 관련한 기둥구멍과 구상유구, 적석유구와 각종 빗살무늬토기, 결합식조침, 석기, 토제품 등이 확인되었고,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실시한 해안지역의 수중조사에서는 빗살무늬토기 편들과 함께 뿌리가 박힌 채로 출토된 30,000년 전의 고대목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동삼동패총의 층위는 조사지점에 따라 몇 개의 층들이 생략되기도 하고 새로이 형성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어 전체 퇴적상태는 매우 복잡한 편이다. 그것은 동삼동패총 이 단순히 패각층의 자연퇴적으로 이루어진 패총만이 아니라 시기와 시점에 따라 주거지역으로서 혹은 폐기장 으로서 서로 다른 문화적 환경이 반복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층위적 양상이 안정적이고 문화적 변화과정을 비교적 잘 보여 주는 것이 표토층 을 포함 9개 층으로 구성된 부산박물관(복천박물관)의 층서이다. 동삼동패총 문화는 크게 층위적 퇴적양상과 출토 유물의 형식적 특징, 방사성탄소연대측정치를 참고 할 때 5개의 문화층으로 나눌 수 있다. 

     동삼동문화층은 융기문토기가 중심을 이루며, 남해안지역 빗살무늬토기문화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로 편년되는 조기 문화(기원전 6000년~5000년 전후)에 속한다. 관련 유적의 분포와 생업도구의 특징으로 보아 해양을 생업무대로 전개된 문화로 추정된다. 출토된 유물은 융기문토기, 석기, 골각기, 패천 등이 있으나 토기를 제외하고 그 수량은 적은 편이다.

    동삼동 문화층은 3호주거지와 7층을 지표로, 샘플의 부산기와 국립중앙박물관의 3 · 4층 일부 유물을 포함한 영선동식토기가 주체를 점하는 남해안 전기문화(기원전 4500~ 4000년 전후)이다. 출토 유물은 영선동식토기, 석기, 골각기, 패천, 패제품, 토우 등이 있다.

     동삼동 문화층은 부산박물관의 5층, 1 · 2호주거지, 국립중앙박물관의 3층과 샘플의 두도기 일부가 포함되며, 남해안지역의 중기(기원전 3000년 전후)의 태선침선문토기류(수가리 I 식토기)가 중심을 이루는 시기이다. 퇴적 층서와 유구 간의 중복관계를 통해 볼 때 몇 단계로 세분이 가능하다. 출토된 유물은 토기 · 석기 · 골각기 · 패제품 등 그 종류와 양이 다른 문화층에 비해 월등히 많으며, 토기류가 많은 양을 차지한다. 그 밖에 각종 어패류를 비롯하여 육상과 해상의 동물유존체도 다량으 로 출토되었다.

     동삼동 문화층은 3층과 4층을 지표로 국립중앙박물관 2 · 3층과 샘플의 두도기 일부 유물이 포함된 퇴화침선문토기(수가리II식토기)와 봉계리식토기를 특징으로 하는 남해안지역 후기문화(기원전 2500년 전후)에 속한다. 유물은 빗살무늬토기, 조몬토기, 석기, 골각기, 패제품 토제품 등이 있으며, 각종 어패류를 비롯하여 육상과 해상의 동물유존체도 출토되었다. 동삼동문화층은 2층을 지표로 이중구연토기와 단사선문토기를 특징으로 하는 율리식토기가 중심을 이루는 시기이며, 남해안지역 신석기문화 말기(기원 2000년 전 후)에 해당한다. 출토 유물은 토기, 석기, 골각기, 패제품과 일본 규슈지역의 후기 조몬토기가 있다. 동삼동패총과 그 주변지역에서 확인된 유구는 주거지, 수혈, 주혈군, 구상유구, 적석유구, 노지, 집석유구, 옹관 묘 등이 있다. 동삼동패총에서 조사된 다양한 유구는 동삼동패총이 단순히 패총만이 아니라 주거와 무덤을 포함한 각종 생활시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복합유적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조사가 부분적인 조사에 불과하여 유구간의 상호관계라든가 생활공간 내에서의 배치 및 분포 상태는 자세하지 않다. 이러한 점은 향후 조사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조사한 유구는 2차와 3차 조사 구역에서 집석유구 2기(석곽묘?)와 위석노지 4기이다. 집석유구는 보고서에서는 무덤인 석곽묘로 보고되어 있으나 위석노지와 인접하여 배치되어 있고 주변에서 화기 흔적이 확인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조리시설인 집석유구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위석노지는 원형과 상형으로 구분되는데, 상형노지는 길이 0.5m, 너비 0.4m 정도이며, 납작한 역석을 세워 만든 형태이다. 원형노지는 직경 0.6~0.7m 정도이며, 구조는 상형노지와 같다. 집석유구는 활석을 2~3겹 중첩되어 있는 형태인데 크기는 0.85~1m 정도이다.

    부산박물관에서 조사한 구역에서 드러난 유구는 8층 아래에서 유아용으로 추정되는 옹관묘 1기와 중기의 수혈주거지 3기, 수혈 1기, 주혈군 등이다. 주거지는 상호중복과 후대의 가옥축조로 상당부분 훼손되었지만 대략적인 구조는 파악할 수 있다.

    주거지는 중복관계와 출토 유물 등으로 보아 3호→1호→2호 순으로 축조되어 있으며, 3호주거지는 전기의 영선동식토기 단계, 1 · 2호주거지는 중기의 수가리 I 식토기 단계에 속한다. 주거지의 구조와 형태는 다소 불명확한 점도 없지 않으나 1호주거지는 말각방형 내지 장방형, 2호주거지는 원형의 수혈주거지로 추정된다. 3호주거지의 경우 일부만 조사하여 전체 구조는 알 수 없다. 2호주거지의 상부 퇴적층에 중복 설치된 4호수혈유구는 내부 출토 유물을 통해 볼 때 폐기구덩이로 추정된다. B · C피트와 1 · 2호주거지 주변에서 확인되는 주혈군은 주거시설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나 후대의 교란과 일부만 조사되어 구체적인 성격은 알 수 없다. 옹관묘의 구조는 길이 0.65m, 너비 0.5m, 잔존깊이 0.2m 정도의 묘광을 파고 옹관을 횡으로 안치한 형태로 추정된다. 

    경성대학교 박물관의 조사지역에서는 구상유구 5기, 적석유구 1기, 주혈군이 확인되었다. 적석유구는 상부가 파괴되어 원형을 알 수 없으나 범방유적에서 확인된 방형 적석유구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규모는 길이 5.3m, 너비 4.6m이다. 구상유구는 길이 4.8~8.5m, 너비 0.35~2.3m, 깊이 0.2~0.35m 정도이다. 역시 부분적인 조사와 후대의 교란 등은 정확한 가능과 성격은 불투명하다. 이들 유구는 내부 출토 유물과 유적의 입지로 보아 신석기시대 조기의 생활 시설물로 추정된다.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조사한 지점에서는 추정 주거지 1기, 층위를 달리하는 주혈군, 구상유구 6기가 확인되었으며 시기는 신석기시대 조기로 추정되고 있다. 

    동삼동패총에서는 다양한 빗살무늬토기, 각종 석제품, 골각기, 토제품, 패제품과 기타 어패류를 비롯한 각종 포유류의 유체들이 검출되었고, 이 밖에 당시 한 · 일 양 지역의 문화교류 실체를 보여 주는 일본 조몬(繩文)시대 규슈지역의 죠몬토기와 흑요석 등이 다량으로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은 기능과 성격로 본다면 수렵구, 어로구, 채집구, 장신구, 의례구, 동식물유체 등으로 구분된다.

    빗살무늬토기는 기왕에 알려진 것과는 큰 차이는 없으나 조기의 융기문토기류부터 전기 자돌압인문토기, 중기 태선선문토기, 후기 퇴화침선문토기 · 봉계리식토기, 말기 이중구연토기 · 단사선문토기 등 다양한 형식의 빗살무늬토기가 다량 출토되었다. 특히 조기 후반대의 융기문계토기와 중기의 태선침선문계토기는 문양구성과 시문수법, 기형 등에서 다양한 형식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하층인 9층에서 출토된 평행융대문토기는 손가락으로 각목한 융기문의 시문수법으로 보아 남부지방 융기문토기 중에서 가장 고식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밖에 사슴선각문토기, 그물문토기, 배모양토기, 우각형토기 등 이형토기도 출토되었다. 사슴선각문토기는 울주 반구 대암각화의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데, 배모양토기는 창녕 비봉라유적 출토 배와 함께 신석기시대 배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석기류는 타제석부, 마제석부, 석착, 작살, 석추, 갈돌, 갈판, 고석, 박편석기, 원추형석기, 원반형석기, 지석, 유견석부, 어망추, 결합식조침, 결합식 석제 작살, 장신구 등이 출토되었다. 골각기는 용도를 달리하는 여러 종류가 출토되었는데 재질은 대부분 사슴이나 멧돼지, 고래뼈를 가공한 것도 있다. 종류는 결합식조침을 비롯하여 T자형 조침, 자돌구(刺突具), 첨두기, 작살, 빗창, 수식, 뒤꽂이, 원판형골각기 등이 있는데, 자돌구류가 주류를 이룬다. 이 밖에 다양한 형식의 조개팔찌와 토제이식(土製耳飾), 곰모양 토우 등 패제품과 토제품도 출토되었다. 특히 투박조개로 만든 패천(貝)은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량이 출토되었는데, 제작공정과 패륜부의 형태적 특징에 따라 여러 형식으로 나누어진다.

    지금까지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일본 조몬계 유물은 여러 형식의 토기를 비롯하여 흑요석제 석촉, 서북규슈형의 석거 등 다양한 흑요석제 석기가 있다. 조몬토기로는 조몬 전기의 도도로키B식토기, 소바타식토기, 중기의 후나모토 II식토기, 아타카식토기, 후기의 난부쿠지식 토기 등이 있다. 이들 조몬계토기는 조몬 전기에서 후기에 걸치는 서북규슈지역의 토기형식이며, 시기적으로 한반도 남부의 조기에서 만기의 빗살무늬토기와 병행관계를 갖는다. 조몬계석기로는 흑요석제 석촉 · 박편석기 · 석거(石錫) · 석섬(石詩) · 석추(石) 등이 있는데 이 중에는 직접 규슈지역에서 반입된 것과 조몬석기의 영향으로 재지에서 만든 것으로 구분된다. 전자의 대표적인 것이 흑요석원석이고, 후자의 예가 석거이다.

     고고유물 이외 각종 어패류 · 포유류 · 식물유체 등 자연유물이 대량으로 검출되었다. 식물유체로는 탄화된 조, 기장이 중기의 1호주거지에서 확인되었는데, 신석기시대 중기에는 한반도 전역에 잡곡농경이 보급되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 중요한 자료이다.

     동삼동패총은 각 문화층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기원전 6000~2000년 전후한 시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었으며, 여기서 출토된 각종 토기류와 석기, 골각기, 패제품, 토제품, 의례구와 자연유물은 남해안지역 신석기문화의 특징과 변천과정을 이해하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패총에서 출토된 일본 규슈지역의 조몬토기와 흑요석석기 등은 동삼동패총인이 이른 시기부터 바다 건너 일본과 교류하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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